[인터뷰] "개성 공단 재가동 해 다시 세계로 나가야죠"
삼덕통상 문창섭 회장, "남북러 경제협력에 기대" 개성공단은 철도 무역 전략적 거점...재가동 되야
"삼덕통상은 ‘월드클래스 300’ 기업에도 선정된 바 있는 신발산업에서 잔뼈 굵은 기업이죠. 정부의 개성공단 폐쇄로 우리 뿐아니라 부산의 많은 신발업체들이 큰 피해를 입었어요. 이후 삼덕통상은 베트남과의 네트워크 강화를 통해 베트남 현지 공장의 안정화, 원활한 베트남 인력 채용, 스마트 팩토리 구축을 통해 글로벌 거래처 확보하고 위기를 극복해 낼 수있었습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협의회장을 맡을 정도로 투자에 적극적이었던 삼덕통상 문창섭 회장. 개성공단이 폐쇄된 이후 금형은 물론 완제품, 반제품, 원재료 등을 거의 가지고 나오지 못해 수백억 원에 달하는 피해를 봤다.
삼덕통상은 개성공단을 대체할 새로운 생산기지로 베트남을 선택했고 2017년 1월 연간 150만 켤레를 생산할 수 있는 제1공장을 만들고 700명을 채용했다. 3월에는 연간 500만 켤레를 생산할 수 있는 제2공장을 만들어 1700명을 채용해 운영 중이며, 향후 제2공장의 근로자를 1만 명까지 늘릴 예정이다.
문 회장은 “제2공장까지 정상 가동돼 개성공단에서 처리하던 물량을 무리 없이 소화할 수 있게 됐다”라며 “1만 명까지 근로자가 늘어나면 이전보다 생산능력이 훨씬 더 늘어나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문 회장은 더 나아가 지난 6월 문 대통령과 함께 러시아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하여 러시아 판로 확보와 유라시아 횡단 열차를 통한 전 세계를 잇는 청사진을 그려왔고, 개성공단 피해 극복 의지를 나타냈다.
남·북·러 경제협력이 성사되면 철도 운송이 가능해져 유라시아 대륙까지 배를 이용하는 것보다 20일 정도 시간이 단축돼 완제품을 직접 수출이 가능해진다. 문 회장은 현재 한국신발기업협회장을 맡고 있는데 북한과 러시아와의 경제 협력을 통해 부산 신발업계가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이 개성공단 재가동이 필요하고 조속히 풀어야 할 과제이다. 개성공단은 철도 무역의 전략적 거점을 하게 될 것이다. 부산·경남 신발 산업을 위해서도 러시아 진출은 유리하다. 현재 신발업체들은 인건비를 절감하고자 동남아시아 지역으로 생산 공장을 이전했다. 이 때문에 많은 원부자재를 동남아시아 현지나 중국에서 조달해 관련 산업이 많이 무너진 상황이다.
부산, 경남에서 원부자재, 개성공단에서 완제품
러시아 철도 통하면 유럽 시장으로 진출 가능
몇몇 업체들은 품질 때문에 국내 제품을 쓰기도 하지만 막대한 운송비와 긴 운송시간 때문에 경쟁력이 떨어진다. 하지만 개성공단이 재가동될 경우 부산, 경남에서 원부자재를 싣고 개성공단에서 신발 완제품을 만들어 러시아 철도를 통해 유럽 시장으로 진출이 가능해진다.
부산은 신발의 생산기지로 호황을 누렸지만 저가 경쟁서 밀리면서 퇴보하기 시작했다. 부산 신발산업의 태초는 1923년 일영 고무 공업사를 시작으로 1934년 ㈜삼화 호모(이후 ㈜삼화고무공업), 1936년 보생 고무공 업소, 1947년 ㈜태화고무 공업사(이후 ㈜태화), 1953년 동양고무공업(이후 ㈜화승), 대양고무 공업사, 1963년 ㈜진양화학공업(이후 ㈜진양) 등 신발업계 ‘빅 6’를 태동시켰다.
특히 1950년 한국전쟁에서 피란민이 부산으로 몰려들며 노동집약적 산업인 신발산업에 필수인 노동력을 쉽게 확보해 부산을 국내 신발산업의 중심지로 만들었다.
이후 부산 신발은 1970년대 ‘공순이, 공돌이’로 대표되는 컨베이어 벨트 시스템을 통해 대량생산으로 전 세계 신발 생산량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1990년 당시 부산지역 신발업체는 약 1100개에 달할 정도로 호황기를 달렸다. 하지만 끝없이 성장할 것 같던 부산의 신발산업은 중국, 동남아시아 등의 저가 노동력 경쟁에 패배하면서 2014년 3577억 원 이후 매년 하락하는 추세이다.
개성공단은 기나긴 겨울을 보내고 있던 북한과 부산 신발산업에 따뜻한 봄바람을 불어다 줄 수 있다. 이 바람은 비단 부산을 넘어 대한민국에 그리고 북한으로 종내에는 유라시아 대륙을 지나 전 세계로 퍼져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