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76일] 골프 역사 상 가장 '위대한 귀환'
[1876일] 골프 역사 상 가장 '위대한 귀환'
  • 이채 선임기자
  • 승인 2018.09.26 16: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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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라운드 내내 그의 얼굴엔 '기대와 걱정' 교차"
1876일만에 PGA 투어 우승... '우즈홀릭' 감격
PGA 통산 최다승 ... 메이저 최다승 기대 커져
골프 역사상 '가장 위대한 귀환'이 드디어 이루어졌다. 사진= USA today

"1876일 만에 이루어진 골프 역사상 가장 위대한 귀환이었다."

24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이스트 레이크 골프클럽(파70). 타이거 우즈가 마지막 짧은 퍼트를 끝내자 갤러리들은 일제히 손을 들어 함성을 질렀다.

우즈의 퍼터 헤드가 잠시 그린을 튀어 올랐다. 그리고 돌아서서 모자를 꾹 눌러 썼다. 팬들은 기뻐했고, 우즈는 벅차오르는 감동을 억눌렀다.

타이거 우즈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챔피언십의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최종전 투어챔피언십(총상금 900만 달러)에서 우즈가 긴 우승 침묵을 깨고 통산 80번째 우승에 성공했다.

2타 차 앞선 우즈가 18번홀(파5)에서 친 티샷은 약 348야드를 날아가 페어웨이 오른쪽에 떨어졌다. 두 번째 친 공은 그린 앞 벙커에 빠졌지만, 세 번째 샷을 홀 15m 지점에 갖다 놨다. 비로소 우즈의 우승이 확실시되는 순간이었다. 우즈가 그린까지 올라오는 데 얼마나 마음을 졸였는지 캐디와 나눈 하이파이브가 증명했다. 그는 “공이 그린 위에 올라갔을 때 (캐디) 조이 (라카바)와 하이파이브를 했다. 될 줄 알았다”고 말했다.

2번의 퍼트로 공을 홀에 넣은 우즈는 마침내 기다렸던 80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순간 우즈는 두 팔을 벌려 응원해준 팬들에게 보답했다. 우즈는 “모든 것이 좋았다”며 만족해했다.

‘골프황제’는 2013년 8월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에서 통산 79번째 우승을 차지한 뒤 부상 그리고 긴 재활과 싸웠다. 지난 4월 네 번째 허리 수술 후 이번 시즌 1월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에서 복귀에 나선 우즈는 최종전 우승으로 화려한 부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우즈는 “올해 초만 해도 우승은 무리한 요구였다”며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내 스윙을 찾고 모습을 갖춰가면서 내가 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이어 “(마지막 파 퍼트를 앞두고) 갑자기 내가 우승하리라는 걸 깨달았다”면서 “눈물이 살짝 고였다. 많은 일을 겪은 후 다시 해냈다는 것을 믿을 수 없다”고 감격했다.

타이거 우즈가 우승을 차지한 후 소셜미디어는 우즈를 향한 축하 인사로 들끓었다.

골프계 '살아있는 전설' 잭 니클라우스는 트위터에 "너무 기쁘고 우즈가 자랑스럽다"며 "우즈는 여기까지 오기 위해 매우 힘겹게 노력했고 이번 시즌 내내 잘했다"고 축하했다.

니클라우스는 골프채널과의 인터뷰에서는 우즈가 자신이 보유한 메이저 최다승 기록을 깰 수도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니클라우스는 "오늘날 장비로는 선수들이 관리만 잘하면 50대까지도 칠 수 있을 것"이라며 "타이거는 앞으로 40번쯤 메이저 대회에 더 출전할 수 있을 텐데 그중에 5번 우승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PGA 투어 역사상 80번째 우승은 샘 스니드(82승)에 이어 역대 2번째다. 진 사라젠(39승), 바이런 넬슨(52승), 아놀드 파머(62승), 잭 니클라우스(73승) 등 전설적 골프영웅들의 통산 우승기록은 이미 넘었다.

우즈가 2승을 더 추가하면 최다승 타이, 3승을 거두면 골프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골퍼로 이름을 남길 수 있게 된다. 그는 또 메이저 14승으로 니클라우스의 메이저 최다승 18승까지는 4승이 남았다.

우즈는 그동안 부상과 싸워왔던 시간을 떠올리면서 “힘들었다. 지난 2년여간은 절대 쉽지 않았다”며 “주위 모든 이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결코 해낼 수 없었을 것”이라고 고마워했다. 이어 “다른 선수들 중 몇몇은 내가 어떤 일을 겪는지 알았다. 18번 홀 그린에서 그들을 보는 것은 정말 특별했다”며 “내가 투어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는 것이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토미 플리트우드, "많은 사람들 역사상 가장 위대한 귀환을 목격한 것"

매킬로이, "이같은 환호 속에 마지막 홀로 걸어가는 것은 멋진 경험"

이날 페덱스컵 챔피언이 된 세계랭킹 1위 저스틴 로즈(잉글랜드)도 트위터에 '역대 최고'를 뜻하는 'GOAT'(Greatest of all time) 해시태그와 함께 우즈의 80번째 우승을 축하했다.

마지막 라운드에서 우즈와 동반 플레이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이같은 환호 속에 마지막 홀로 걸어가는 것은 멋진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준우승자인 빌리 호셜(미국)은 "타이거의 우승 장면을 본 건 엄청났다"며 많은 것을 이겨내고 다시 산 정상에 오른 우즈에게 축하를 건넸다. 토미 플리트우드(미국)는 "집에서 TV로 보거나 현장에서 직접 본 이들 모두 역사상 가장 위대한 귀환을 목격한 것"이라고 표현했다.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은 "감동적이라는 말로도 부족하다. 말로 할 수 없을 만큼 기쁘다"며 "당신은 절대 믿음과 열정을 잃지 않았고 다시 정상에 올랐다"고 우즈를 칭송했다. 미셸 위(미국)도 "정말 믿을 수 없다. 소름 돋는다"고 감격을 전했다.

우즈의 힘든 시간을 함께 지켜본 이들의 감회는 더욱 남다르다. 우즈의 조카인 골퍼 샤이엔 우즈(미국)는 "이것(우즈의 우승)을 보면서 감격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타이거는 정말 힘들게 노력했다"고 했다.

골프황제의 완벽한 귀환은 골프의 인기도 덩달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통산 최다승과 메이저 최다승에 대한 기대로 세계 골프팬들을 설레게 한다. 24일 공식 발표된 주간 골프 세계랭킹에서 5.82점을 받아 지난주 21위에서 8계단 상승했다. 2013년 8월 월드골프챔피언십(WGC)시리즈 브리지스톤인비테이셔널 이후 무려 5년 1개월 만에 거둔 우승이다.

타이거는 연초 656위와 비교해도 643계단이나 치솟았다. 10위대 진입은 2014년 10월 이후 4년 만이다. 지난해 12월 특급이벤트 히어로월드챌린지 공동 9위로 연착륙에 성공했고, 지난 1월 파머스인슈어런스오픈에서 PGA투어 공식 복귀전을 치른 뒤 18개 대회에서 1승과 준우승 두 차례 등 전성기에 버금가는 경기력을 과시했다.

당장 눈앞에 다가온 대륙간 라이더컵도 타이거의 가세로 그 어느때보다 화제를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양산타임스=이채 선임기자 ptls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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